2007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두가 무엇일까? 개인적 소망이나 바램들을 제외하고서라면 2007 한국사회에서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대선이 아닐까 싶다. 특히 2004년 총선에서 참패하고 커다란 정치적 타격을 입었던 한국노총으로서는 이번 대선에서의 선택과 행보에 따라 향후 노총의 위상이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한국노총의 중차대한 대선방침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야 하는 역할을 장대익 부위원장이 맡았다.
인터뷰시작은 그러한 역할에 대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에 대해서부터 물었다.
“남들이 보기엔 그래 보일 수도 있겠다. 정치에 대해 '한정치' 한다는 분들이 노총에 많기도 해서 더욱 그래 보인다. 그러나 노총에는 엄연히 결의기구가 존재한다. 중앙정치위원회, 대의원대회, 조합원 총투표가 그것이다. 난 그저 그러한 결의기구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하는 역할을 맡았을 뿐이다”
지금까지도 그러한 결의기구들이 없던 것이 아니었지 않냐 라는 질문에 장부위원장은“지금까지는 상층부 몇몇이 결정을 하고 나서 그걸 통과시키는 요식행위로서 기구들을 이용해 왔다”고 밝힌 후 “이번에는 조합원 모두가 참여하는 총투표를 통해 조합원의 참뜻을 물어 그 방향에 따를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자신했다.

“3월 중에 정책연대 여부부터조합원에게 묻겠다”
장 부위원장은 조합원의 참뜻이 가장중요하다고 했다. 그것은 중앙정치위원회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21일 열린 중앙정치위원회에서는 정책연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부터 조합원에게 묻자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애초에는 중앙정치위원회에서 정책연대방침을 정하고 대의원대회에서 확정 받으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앙정치위원회 토론에서 2004년 총선에서 노총이 실패한 원인이 조합원의 참여와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에 대해 다들 공감하고 정책연대 여부부터 조합원에게 물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여기서부터 차근차근 조합원의 뜻을 물어야 연말 대선을 앞두고 특정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정기대의원 대회가 끝나고 3월부터 각 산별에 투표용지를 배포할 것이다. 다만 정책연대를 묻는 조합원 총투표는 단순히 찬성·반대만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총투표가 가능한가라는 우려에 대한 답변을 대신했다.
정책연대에 대해 조합원들이 긍정적 결론을 내릴 것으로 판단 하냐는 질문에 “투표가 끝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장 부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상층부에서 결정이 나면 조합원들은 한참 지나서야 알거나 그때까지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조합원에게 묻고 조합원의 참여를 바탕으로 나간다면 이것이야 말로 조직적 역량을 강화하고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정책연대에 대한 결론보다는 조합원들의 뜻을 묻는 과정에 더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노총이 정책연대하는후보가 반드시 당선된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총 조합원들의 생각이 여론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지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될 수도 있다. 노동조합이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외적 비판이 상당할 것 같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해 장부위원장은“노총은 조합원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진 조직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 외부적 비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조합원의 뜻으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국민이 한나라당 후보를 뽑았다고 해서 국민을 싸잡아 욕할 수 없듯이 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이 그런 것이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후보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면서 그는“어느 후보가 됐든 확실한 것은 노총이 지지하는 후보가 반드시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90만 조합원이 전국에 걸쳐 분포해있고, 투표연령층이 거의 대부분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한국노총 조합원 총투표는 미니 대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노총 총투표의 결과는 곧 대선결과와 동일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매니페스토 운동 정착시킬것”
조합원 총투표에 의한 방식은 아니었지만 한국노총은 97년 대선에서 정책연합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97년 정책연합은 민주당이 한국노총과의 약속을 버림으로써 깨진바 있다. “과연정치권을 믿을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장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매니페스토운동을 얘기했다.
“매니페스토 운동이란 것은 우리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기로 하면 그 후보와 정책적 협정을 체결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특정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이 나면 후보에게 공약을 제시하고 공약 실현 여부까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바로 매니페스토 운동이며, 만약 실현 가능하고의미있는 공약이라면 조직 대 조직으로 정책 협정까지 체결하게 된다. 협정까지체결한 공약을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나몰라라할 수 있는 후보는 아마 없을 것이다. 대통령 한번만 하고 말 것 아니고 정권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정책연대를 통한 매니페스토 운동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조합원 총투표를 두 번이나 치러야 하고, 정책연대를 위한 정책 개발에서부터 조합원 총의 수렴까지 산적한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힘들지만 한발 한발 디뎌서 헤쳐나간다면노총은 2007년 새로운 정치적 위상과 조직적 단결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노총 조합원이 선택하는 후보가 당선된다”는 장대익 부위원장의 자신감처럼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2007년한해를 돌파해 가는 건 어떨까? 그건 어디까지나 조합원 한사람 한사람의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