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임금인상 상승률을 앞질렀다.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
소비자물가승승률은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5.5% 상승해, OECD 30개 회원국 평균(4.4%)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임금인상률은 5.1%(누적 평균)로 물가 상승률 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으로 구성된 G7 국가의 소비자물가상승률(4.1%)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9%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가 이처럼 높은 수준으로 치달은 것은 1998년 11월의 6.8%
이후 근 10년 만의 일이다. 나아가 식료품비 등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생활 필수품들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7.1%, 그
가운데서도 가중치가 더 높은 52개 중점 관리품목을 별도로 산출한 이른바 'MB물가지수'는 7.8% 급등했다. 경제의 성장동력이
사그라드는 가운데 물가 상승 속도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이다.
치솟는 물가인상률은 임금인상률 보다 높아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노동부가 집계하는 7월 임금인상률은 누적 평균으로 5.1%, 임금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실질
임금 하락은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기업들의 투자 제한과 고용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 고리를 형성해 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현 상황에 대해 오히려 낙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일 통계청이 내놓은 ‘7월
소비자물가 동향 및 대응방향’을 분석한 자료에서 “미국은 17년 만에 최고, EU는 16년 만에 최고, 일본은 15년 만에
최고”라면서 “7월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10년만에 최고치에 불과해 선진국에 비해 가파르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안이한 문제인식과 초보적인 대응으로 경제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살인적인 물가 폭등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정부가 경상수지 개선을 위해 올 상반기에 펼친 고환율 정책을 꼽고 있다. 고환율 정책의 결과
올 상반기 대부분의 나라는 환율이 떨어지면서 유가 상승 압력을 흡수했지만 원화는 반대로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수입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유가 급등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의 영향으로
상승 추세에 있었던 환율을 정부가 오히려 고환율로 유도한 것이 물가 상승을 부추긴 것이다.
또한 정부는 민생 안정을
명분으로 몇 년째 동결되어 온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의 동반인상이 관련 공기업의 경영 여건에 비춰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지역난방 열요금이 8월 1일 부로 현행대비 9.65% 오르면서 공공요금 줄인상의 시작을 알렸다. 공공요금의 동반인상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확산시켜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게 된다.
현 시점에서 경제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땜질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 수립에 나설 때라고 주문하고 있다. 먼저 물가를 잡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노력을 보임으로써 물가 상승 기대심리에 의한
물가 상승의 가속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하반기 인상이 예고된 공공요금 인상 시기를
분산·조정하고, 아울러 노동자와 서민,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는 제대로된 재정지출 계획을 제시하는 함은
물론이다.
#첨부 : OECD Consumer Prices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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