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인터뷰 전문

- 장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십니까?

-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제한 기간을 2년 더 연장해서 4년으로 하는 걸 검토 중이다, 정부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논란입니다만 지금 노총 입장 어떻습니까?

▶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은 기업주들이 정규직을 고용하는 데 있어서 비용이 적게 드는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비정규직의 숫자와 비율을 줄일 것인지 아니면 임금이나 근로조건에 있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먼저 고민할 때인데 비정규직의 고용기간을 늘리는 것은 이러한 본질을 외면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더욱 더 악화시킬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기간연장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요 만약에 노동부가 비정규직 보호법을 일방적으로 개악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입니다.

- 모든 수단이라면 어느 정도까지 지금 생각하고 계십니까?

▶ 마지막에는 강한 투쟁을 예고한다는 뜻이죠.

- 강한 투쟁이라면 총파업을 말씀하십니까?

▶ 마지막 수단에는 그런 방법 밖에 동원할 수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그런 것 밖에 더 있겠습니까?

- 민주노총하고 그 때는 연대도 하시겠고요?

▶ 가능하지요.

- 그것까지도 검토하신단 말씀이시고요?

▶ 네. 네.

- 지금 정부 측 입장은 이렇습니다. 법적인 정규직 전환시점이 내년 7월이지만 기업들이 연초에 인력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빨리 이 문제를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입장이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 작년 7월에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될 때도 일부 기업들이 법 취지를 무시하고요 2년 후에 있을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해고하거나 아니면 일부 사업장을 편법적으로 도급하고 용역을 하는 무리수를 두었고요 그리고 내년 7월에 있을 정규직 전환을 대비했을 것인데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라고 만들어놓은 노동부 장관이라는 분이 사용자 단체의 이야기를 듣고 그 비정규직 기간을 연장해야 된다고 하는 걸 보면 과연 노동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시점에서 노동부의 논리대로 만약에 현행 2년인 비정규직 사용제한 기간을 3년이나 4년으로 늘린다면 3년 후에 또 기간을 늘리려고 할 것이고 아마 없애자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비정규직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노동부하고 장관은 그 임시방편인 비정규직 기간연장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기업주들이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해서 인간적인 대우를 해 주도록 강력히 지도하고 필요한 제도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번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제한기간 연장이 바로 사용자 단체의 요구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친기업적 정책 아니냐, 이게 노동계의 비판입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서는요?

▶ 잘 아시다시피 한국노총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90만 조합원의 선택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책연대를 맺었습니다. 당시에 이명박 후보는 비정규직 남용 규제와 차별철폐 그리고 전임자 임금 자율지급 보장이나 사회적 대화 이후에 전면확대 내지 개편 등의 우리 10개의 정책요구 건의를 수용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노동정책을 보면 실망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정책연대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잘못 가고 있는 정부 정책에 당당하게 응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우리 사회의 책임있는 주체로서 정부가 노동자 서민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추진하도록 강한 비판도 하고 때로는 사안에 따라 대안도 제시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도 마다 하지 않을 것입니다.

- 이영희 노동장관이 이런 주장도 했습니다. 기업에 친화적인 것이 곧 반노동적인 것이다라고 하는 건 잘못 된 이분법적 논리다, 이렇게 국감장에서 이야기했습니다만 이 발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글쎄요 한 마디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업에 친화적인 것이 곧 반노동적인 것은 아니다, 말은 될 수 있습니다. 기업에 친화적이라서 좋은 일자리가 늘고 고용이 늘고 경제가 살아나서 그 혜택이 노동자와 서민에게 돌아온다면 누가 반노동적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반노동자적이라는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주무장관이 요즘 보면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노동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으로부터 어제 국감장에서도 질타를 많이 받았습니다. 경제위기로 온 국민이 불안한 이 때에 정부의 주장대로 국가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노사관계인데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그런 경솔한 발언을 하는 걸 보면 정말 안타깝죠.

- 지금 노동부 장관의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 이런 나름대로 보시는 문제점들 외에 지금 노동장관의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례라든지 그런 점들에 대해서 조금 더 말씀 해 주실 수 있습니까?

▶ 열거하자면 많은데요 가장 쉽게 이야기해서 현장에서 투쟁조끼를 입고 근무하면 징계대상이다, 과연 이게 장관으로서 하실 말씀인지 저는 그런 부분이 가장, 예를 들어서 말씀 드린다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비정규직 문제도 어떤 식으로든 서로 고민을 해야 되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장관이 정제되지 않은 여론의 현실과 동떨어진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걸 보면 저희들은 안타깝다 못해 너무 화가 나죠. 그러한 부분에서요. 그래서 저희들은 성명서도 강하게 어제 냈지만 앞으로 장관이 하실 말씀에 주시하고요 강하게 대응할 예정입니다.

- 지금 정부에서는 비정규직법 개정하는 것 외에도 복수노조라든지 또 전임자 임금 법안이라든지 지금 이런 쪽도 강행하려는 것 같습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위사업장의 복수노조 도입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는 지난 96년도 말에 날치기로 국회에서 통과된 노동법입니다. 이게.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서 13년 동안에 시행이 유보된 사실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노사정 테이블에 앉아서 진지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현실과 원칙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법을 시행하거나 잘못 된 제도를 강행하려고 할 때는 상당한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고요 이와 관련해서 우리 한국노총은 어제 국회에서 국제노총이 정한 국제행동의 날이 있습니다. 그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양대노총의 공동대응을 제안했고요 향후 있을 정부하고 사용자 단체하고의 협상에서 민주노총이 적극 참여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 지금 한나라당의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 가운데 지금 우리 장 위원장 계신 한국노총 출신 의원들이 네 명이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과연 노동계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느냐, 다소 비판적인 시각들도 있습니다만 장 위원장께선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그건 좀 오해라고 보고 있습니다. 네 분의 노총 출신 국회의원이 계시는데요 적게는 노총을 대변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이 분들이 노동자 출신들이거든요. 사실 필요한 부분이고 노동자 서민 소외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활동을 할 것입니다.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더한 활동을 노총에서 주문할 것이고. 언젠가는 그릇에 차고 넘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금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하고 계신데 지금 현재까지 나온 거 보면 지금 비정규직 문제라든지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 관련 보면 노동계 쪽의 이해관계가 또 필요성이 반영되는 게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계속 가면 정책연대를 제고할 수도 있습니까?

▶ 정책연대는 우리 조합원들이 선택했던 부분들이기 때문에요 그건 조합원들의 동의를, 중지를 물어야 되겠지요. 물어야 되겠고 지금은 저희들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투쟁을 하지 않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라고 한다면 정책연대가 용이한 측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많지만 정책연대의 미명 아래 예를 들어서 노총이 자기 목소리를 못 내거나 또 정치권에서 그런 부분을 악용할 소지가 있다면 당연히 그건 그렇게 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그러한 부분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건 맞습니다.

- 대화를 통해서 하려고는 합니다만 지금 비정규직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끝내 수용이 되지 않으면 투쟁으로 갈 수 밖에 없고 그 때는 대의원 대회를 열든지 해서 정책연대의 제고도 물어보겠다, 그런 말씀이십니까?

▶ 현재로서는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예를 들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그렇게 했을 때는 그건 당연한 수순으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 그러니까 앞으로 이게 안될 경우는 그것도 당연히 그렇게 수순으로 갈 수 밖에 없다?

▶ 네.

- 지금 비정규직 보호법과 관련해서는 노사 모두가 좀 윈윈할 수 있는 이런 내용이 되면 좋겠는데 장 위원장께서 생각하고 계신 복안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 잘 아시는대로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나라 노동현안 중 가장 심각한 문제죠.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860만명이 비정규직인데 이 분들은 사실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 정규직에 비해서 임금이나 복지혜택이 절반 수준 밖에 사실 되지 않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노동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없다는 것이죠. 요즘 모두들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을 희망도 없는 비정규직에 영원히 묶어두어서 기를 죽여서는 절대로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노사가 합심해서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를 헤쳐나가는 데 모든 힘을 쏟아도 모자랄 판 아닙니까? 그래서 노동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고요 정말로 큰 틀에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때라고 봅니다. 제가 노총위원장에 취임하자마자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를 위해서 대기업의 임금인상을 자제를 요청했던 취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노총은 노동조합에 가입했던 노동자 뿐만 아니라 실업자와 비정규직, 일반 서민들의 권익을 대변하면서 경제 살리기와 우리나라 전체 발전을 위해서 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

- 감사합니다. 오늘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말씀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장 위원장님.

▶ 감사합니다.